가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헤븐(HEAVEN)’이 구미시의 대관 취소 결정으로 무산됐다. 공연 예정일을 불과 이틀 앞둔 상황에서 취소 통보가 내려지며,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등 국가적으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이승환은 촛불문화제에서 직접 공연을 하겠다는 뜻을 SNS를 통해 밝혔고, 13일 국회 앞 탄핵 촉구 촛불문화제에 참여해 공연했다.

이후 구미 공연을 앞둔 상황에서 구미시 문화예술회관은 이승환의 공연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며 지난 10일 허가 조건을 강조한 공문을 발송하고 기획사 측에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승환은 14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당일 수원 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앞으로 편안한 세상이 될 것 같다"고 발언해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구미 지역 13개 시민단체는 그의 정치적 언급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공연 취소를 요구했고, 19일과 20일 두 차례 집회를 개최했다.

구미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승환의 공연이 수원 공연처럼 정치적 언급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로 인해 시민과 관객의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구미시는 지역 민간 전문가와 대학교수들의 자문을 거쳤고, 위원회의 의견도 수렴했다고 밝히고

구미시는 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와 제9조 1항 6호에 따라 공익상의 필요로 공연 허가를 취소하거나 사용을 정지할 수 있는 권한을 근거로, 지난 20일 이승환 측에 ‘안전인력 배치 계획’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를 일으키는 언행 금지’를 포함한 서약서 날인을 요청했다.

이는 공연을 유지하면서도 시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

그러나 이승환 측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해당 서약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이승환은 자신의 SNS에 "현수막 폰트가 무섭다"거나 "티켓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보수 우익 단체 여러분 감사하다"는 등의 게시글을 올려 논란을 키웠다.

이러한 언행은 시민단체를 조롱하거나 냉소적으로 비치는 여지가 있어 안전 문제가 더욱 우려되는 상황으로 번졌다.

구미시장은 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와 시행규칙, 허가 조건 등을 기반으로 2차례 자문 및 위원회 회의를 거쳐 신중히 검토한 끝에 대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는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번 사태는 공연 예술과 정치적 논란이 얽히면서 공공기관의 대관 정책과 예술인의 표현의 자유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 앞으로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명확한 대처 방안과 논의가 필요하다.

기사등록 : 경북뉴스라인 / kth09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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