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삶의 터전을 잡은 시인 구상과 그의 집에 머물렀던 화가 이중섭이 함께 걸으며 우정을 나눈 왜관 원도심이 문화예술 축제의 무대가 됐다.
2026 제4회 칠곡 트랜스미디어 축제[칠곡군 제공]
두 거장의 삶과 작품이 깃든 거리 곳곳에서 문학과 미술, 디지털 기술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다.
칠곡문화관광재단(이사장 김재욱)은 왜관역에서 구상문학관으로 이어지는 왜관 원도심 11개 공간에서 지난 9월 15일부터 오는 10월 25일까지 ‘2026 제4회 칠곡 트랜스미디어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축제 주제는 ‘구상 × 이중섭, 두 거장의 우정’이다.
구상과 이중섭은 전쟁과 분단으로 고향을 떠나 남쪽에 정착한 한국 문학과 미술의 대표 예술가다. 구상은 지난 1953년 왜관에 정착한 뒤 1974년 서울로 옮길 때까지 20여 년간 이곳에서 생활하며 작품 활동을 펼쳤다.
두 사람의 인연은 구상이 왜관에 정착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이중섭은 구상이 참여한 문학동인지 ‘응향’의 표지화를 그리는 등 문학과 미술의 경계를 넘어 교류했다.
이중섭은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 구상의 왜관 집에 머물며 구상과 함께 거리를 걸고 우정을 이어갔다. 구상 가족의 모습을 담은 ‘시인 구상의 가족’을 그려 선물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태어난 해는 다르지만 생일은 9월 16일로 같다. 축제는 오랜 시간 이어진 두 거장의 특별한 인연과 작품세계를 왜관 원도심에 풀어낸다.
올해 축제에서는 두 사람의 작품과 우정을 미디어아트와 공연, 전시, 체험 등으로 만날 수 있다. 문학과 미술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에서 활동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원도심 곳곳에서 선보인다.
대표 프로그램인 ‘우정길 투어’는 구상과 이중섭의 발자취를 따라 왜관 원도심을 걷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활용해 원도심을 걸으며 두 사람의 인연과 이야기를 따라간다.
원도심 7개 전시공간을 둘러보는 ‘전시관 투어’도 운영한다. 전문 해설사와 원도심을 걷는 도보 해설 프로그램과 이중섭의 은지화를 따라 그리는 체험도 마련했다.
투어를 완료한 참가자에게는 기념품을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구상과 이중섭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며 두 사람이 우정을 쌓았던 왜관의 역사와 문화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두 거장의 우정을 소재로 한 뮤지컬은 지난 9월 19일 공연에 이어 오는 10월 3일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월 10일부터 11일까지는 ‘2026 칠곡 아트페어’가 열린다.
지난 9월 17일 열린 개막식은 칠곡 청년 음악인으로 구성된 ‘스테리 앙상블’의 클래식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팝페라 그룹 ‘빅토리아’와 가상현실 예술가 ‘피오니’의 실시간 그림 공연, 홀로그램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구상과 이중섭이 실제 우정을 나눴던 왜관이라는 공간 자체가 칠곡의 문화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거장의 이야기를 원도심과 연결해 칠곡만의 문화콘텐츠로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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